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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드라마 단막극(2) 아모르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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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체 줄거리

 

주영은 어릴 때부터 계획대로 인생을 살아왔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너무 늦지 않게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자신의 아이 범서가 발달 장애 판정을 받을 때까진.

주영과 성하 모두 평생 술, 담배를 한 적도 없고 또래보다 건강관리에 힘써왔으며 완벽한 계획임신으로 태어난 아이가 발달 장애라니...인정할 수 없다. 만약에 내가 전업주부 여서 아이를 24시간 전담했다면 달라졌을까 생각을 하다가도 고개를 젓는다. 발달 장애는 열심히 아이의 교육에 투자하기만 하면 그래도 평균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무엇보다도 돈이 들어가는 질병에 내 스스로가 잘나가는 워킹맘 인건 집안의 축복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주영은 발달장애 엄마들의 모임카페에 가입하여 좋은 정보를 주고 받으며 모임의 장인 하나 엄마를 알게 된다. 주영은 처음에는 하나엄마의 남편이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 원장이라 딸에게 좋다 하는 교육을 맘껏 시키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의 모성에 감탄하고 자극을 받는다. 둘이 모처럼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데 하나엄마가 딸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훗날 딸 애를 보살펴 줄 발달장애 요양기관을 알아보고 있다는 말에 발끈한다. 주영은 범서가 평생 발달 장애 라는 질병은 끌어안은 채 남은 인생을 평균 이하의 지능을 갖고 항상 타인의 보살핌을 받고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하나엄마에게 이질감을 느끼며 다시 본인만의 방법으로 발달장애 관련 유명 선생님께 상담을 예약한다.

남편 성하가 구청에 범서의 장애등급을 신청하고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고 저렴하게 자동차를 사려고 하자 주영은 불같이 화를 내며 싸운다. 모든 건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데 부모가 돼서 스스로 장애를 인정해 버리며 장애 등급을 받아서 그깟 몇 푼 더 혜택을 보려고 하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열 달 동안 자식을 품고 있었던 엄마가 갖는 타고난 모성애와 부성애가 이렇게 다른 건지 성하가 한심할 뿐이다.

어느 주말, 모처럼 주영이 범서의 숙제를 봐주고 있는데 곱셈을 봐주고 있다가 범서가 1학년때 배운 덧셈조차 까먹었다는 걸 알고 아이에게 화를 내기 시작한다. 엄마가 너한테 매달 쏟아붇는 돈이 얼마인데, 또래 애들은 두자리 수 곱셈도 척척 하는 마당에 마치 뇌가 리셋이라도 된 양, 덧셈에서 쩔쩔매는 범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어능력마저 퇴보했는지 피자 조각을 예로 들면서 덧셈을 물어보면 답변을 하면서도 시계로 바꿔서 물어보면 꿀 먹은 벙어리다. 갑자기 아이를 향해 불같이 화를 내자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소리를 질러대고 성하는 주영을 진정시킨 채 밖으로 나가 버린다.

주영은 소리내어 울다 말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발달장애에 좋은 음식 등을 검색하며 온라인으로 잔뜩 유기농 식품들을 구매한다.

프로 워킹맘 답게 회사에서도 가정사로 힘든 티는 내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야근도 열심히 하고, 하반기에 있을 승진 심사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주영은 이렇게 현실에 굴하지 않고 계속 긍정의 힘으로 자신을 몰아치고 다독이고 현실을 회피한다. 하루는 팀원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또래의 워킹맘들이 하는 애들 얘기들을 듣는다. 미운 4살이라는 얘기, 또는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 벌써 사춘기가 와서 방문을 콱-닫고 들어가는 바람에 답답하는 얘기, 누구를 닮았는지 공부를 지지리도 못한다는 남의 자식얘기에 가슴이 꽉 막힌 듯이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안부를 묻는 동료의 질문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렇게 당황하면 할수록 주영은 범서에게 심리치료, 그림치료, 놀이치료 등 계속 교육에 투자하면서 스스로 좋은 엄마라고 생각할 뿐이다.

오랜만에 회사에 반 차 휴가를 내고 30년 지기 친구 동주를 만났다. 전업주부인 동주가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이야기 하며 삶의 고단함을 얘기하자 작심하고 범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얘기를 털어 놓으려고 할 때, 보석같은 아이 아니었으면 이 결혼생활이 무의미 했을 거라고 말하는 동주 앞에서 다시 입을 다문다. 동주의 아이가 최근 영재 판정을 받고 영재원에 다니게 됐다는 말에 다시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동주를 만나고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에 원인을 모를 울음을 터뜨리며 소리 내어 꺼이꺼이 운다. 그때 범서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범서가 요 며칠 계속 수업시간에 수업이 방해될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친구들을 괴롭혀서 통제가 힘들다는 것, 그만 장애를 오픈하시고 ADHD 관련해서 약을 좀 먹이시든지 아니면 일반 초등학교가 아닌 장애학교로 옮겨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집에 오자 마자 범서를 찾는 주영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범서에게 처음으로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본다.

아무 생각 없이 엄마가 하라는 대로 방과후 여러 가지 수업 및 치료에 따라온 줄만 알았던 범서의 입에서 단답식으로 학교에서 애들이 다 나를 싫어한다’ ‘나는 친구가 없다’ ‘애들이 나를 바보라고 부른다라고 처음으로 심경을 토로하는 말을 듣는 순간 아무한테도 보이지 않았던 주영이 범서를 붙잡고 엉엉 울며 절규한다.

모든 걸 배출해 내듯이 한참을 울던 주영은 그제서야 성하를 붙잡고 범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했던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넘치는 모성이 아니라 범서를 챙피해 하고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취한 자기만족에 불과했다고 털어놓으며 천천히 범서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겠노라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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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주인공 주영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했다. 저런 엄마가 어딨냐, 발달 장애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지 저렇게 엄마가 외면하고 계속 노력할 수 없다며....

실제로 내 지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썼지만 합평시간에 시놉시스 자체에서 부터 깨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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