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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작가_유년 시절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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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 그니까 대통령도 꿈꾸고 장래희망이 공룡이나 공주가 될 수도 있었을 그런 어린시절 나의  꿈은 막연하게 작가였다. 어릴 때 천재 아닌 사람 없다고, 난 또래보다 글도 말도 빨랐는데, 그러면서 책도 많이 읽었고 아주 막연하게 나도 글을 쓰고 싶다 라고 생각한것 같다.

그렇게 중학교까지 막연하게 작가의 길을 꿈꾸다가 어느샌가 더이상 작가를 꿈꾸지 않게 되었다. 떨어진 성적은 대학 가기에 급급했고 난 대학에서도 취업에 급급했다.

'빨리 돈 벌고 빨리 독립하자, 그것이 어른이다' 라고 생각을 했다. 장래희망과 꿈따위는 잃은지 오래였다. 아니지, 나의 장래 희망이자 꿈이 바로 취업이고 직장인 이었다. 

열심히 발버둥을 친 덕에, 그리고 운이 잘 따라준 탓에, 나는 번듯한 기업에 취업을 했다. 이제 그럼 행복은 따 논 당상인 줄 알았다. 배달 따박따박 돈이 들어와도 행복하지 않다는 걸, 좀비처럼 살아간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서른 언저리 였다.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갈 수 있는 다른 길은 없었다. 서른은 마흔이 바라보기엔 대학도 다시 갈 수 있는 나이지만 서른을 지나고 있는 당사자에겐 너무 늙어버린 나이였다. 

그렇게 살다가 서른 다섯이 넘어서야 이런저런 안팎의 일을 겪으며 "나 작가가 되야겠다" 라고 마음 먹었다. 꿈이 없는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꺼지지 않는 꿈을 쫓느라 삶이 잠식당할 때 훨씬 괴로울 수도 있다. 내가 만약 꿈이 없었으면 그럭저럭 월급쟁이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아니, 월급쟁이의 삶이 나쁜가? 그건 밥벌이처럼 숭고한게, 그것도 성실한 밥벌이처럼 숭고한 삶의 가치는 없다. 다만 내가 그런 깜냥이 안되는 사람인거다. 자꾸 글이 쓰고 싶고, 글로 먹고 살고 싶은 마음.... 이걸로 꼭 돈벌이를 하고 싶은 간절함....능력이 따라주지 않는 참담함...이런 곪아가는 감정을 추스려야 하는 직업....

 

아무튼, 나는 꿈을 쫓아서 살고 있다. 글빨도 더럽게 없다고 느낄 때 너무 많고 혹여나 잘 쓴 글을 보면 처음에는 경외심을 갖다가 질투심에 불타는 못난 마음 투성이 이지만 난 내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꼭 작가가 될 것이다. 

나의 꿈은 이렇게 간절하지만 살수록 그깟 꿈이야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정말 복받은 사람들이지만 꿈이 없이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욕할 수 없다.

고 신해철님이 한 말처럼 태어난 거 자체가 이 세상에 내가 할 일은 다 한것이다. 그저 나면 행복하게 살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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