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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명동성당 견진서류 거부당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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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운전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미사시간만 거룩함을 찾고, 주님을 찾고, 가난한 이를 찾고, 성모님의 크신 사랑을 찾으면 뭐하나 싶었다. 명동성당 사람들한테 실망 그 잡채!!  이 세상의 모든 종교의 가친 첫번째는 사랑이고, 네 이웃을 사랑하여라는 예수님의 기본 가르침이다. 

다행스럽고 감사하게도 대모님이 구해졌고, 내 일정상 서울대교구에서 가장 빨리 받을 수 있는 곳은 명동성당이 적합해서 서류를 준비했다. 

교적본당이 지방이라서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필요한 서류를 떼달라고 했고, 대모님을 구하고, 명동성당 서류접수 날짜를 챙겼다. 

주말에 일정이 계속 빡빡하게 있는데, 견진신청자가 많아지면 또 선착순에서 밀릴까봐 오늘 바로 낮시간을 어케든 만들어서 1시간 차를 몰고 갔다. 

주차비가 후덜덜한데, 일단 주차를 하고 사무실을 찾아 들어갔더니 명동성당 앞에 바로 큰 사무실이 있다. 견진 접수 받는 창구가 따로 있길래 서류를 내밀었더니 서류가 부족하다며 다시 떼오란다. 무슨 서류?? 싶었더니...

 

어릴때 개명한 사실이 이렇게 수기로 적혀있어서 서류를 못받아 준다는 거다. 아니 이 추가 기재사항을 내가 썼냐고! 지방의 본당 신부님이 직접 써주신건데... 말이 되냐고... 서류를 다시 받아오라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내가 개명을 안한 걸 했다고 하는것도 아니고, 한걸 안했다고 하는 게 아니니까.  하...대체 뭐지? 싶었지만 오케- 일단 나중에 다시 떼와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럼 일단 견진 서류 넣은 다음에 다시 갖다드릴게요."

이랬더니 안된단다. 여기서 진짜 속으로 적당히 해라. 진짜 빡빡함도 정도가 있다... 싶었다. 

"왜 안되요?"

라는 나의 물음에 이렇게는 서류를 안받는단다. 이제 슬슬 기가 차기 시작한다. 

"다시 갖다 드리겠다고요. 견진 교리 하는 첫날이거나 그 전이거나."

이랬더니 안된단다. 진짜 실소가 나오는 순간 이었다.  견진교리 하는 첫날이 안된다고 하니... 서류가 너무 늦어지는거 때문에 그러나 싶어서 그럼 빨리 초본이든 뭐든 떼서 이메일로 드린다고 했다.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이고, 평일이거나 주말에 시간 내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었다. 근데 명동성당 사무실의 깐깐한 여자는 계속 안된단다. ㅋㅋㅋㅋㅋㅋ 이메일 이런걸로 서류 안받는다고. 

그게 자랑임? 원래 관례대로 행동하는 게 사람들이 주님을 깊게 만나는 길에 방해가 되면 바꿔야지. 우리는 원래 그렇다는 저 태도... 

나는 거기서 접었다. 여기서 견진을 안받는걸로. 하느님과 성모님의 방향이 명동성당이 아닌가부지 뭐. 

그런데 난 성격상, 좋은게 좋은거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이 성격은 아니다. 그리고 할말 있으면 해야 하는 게 나쁘다고 보지도 않는다.  나는 이들에게 기분이 잡쳐서 서울의 명동성동에서 견진을 포기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실망해서 울고불고 하기를 없으려면 내가 총대를 매야한다. 그래서 이거 견진성사에 대해서 말좀 해야겠는데 누구한테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사무실 담당자 표현이 니가 말할 수 있으면 해봐라 하는 표정으로

"지금 미사 중이니 미사 끝나고 말씀하시든가요"

그대로 문열고 나갔다. 만날기 힘들다던데 다행히 미사 끝나고 인사중이신 신부님을 만나서 물었다. 내가 사무실에서 겪었던 일을 고대로 말하면서 이게 말이 되냐고. 

신부님 왈,

"일단 수기로 받아온 자매님이 잘못 했고요, 그러나 사무실 태도가 좀 그랬다면 상처받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네요. 그렇지만 이렇게 수기로 적으면 공적인 서류의 효력이 없는거니까...자매님은 지금 1인으로 묻는거지만 사무실은 문의가 많아서 힘들단다"

신부님한테까지 뭐라고 말하기가 싫어서 그냥 네네, 거리다가 서류를 갖고 와버렸다.  울음이 터졌다. 아 정말 이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한국 천주교의 상징같은 이 명동성당이 너무 대형 개신교회 처럼 변질됐구나. 그냥 다 똑같은 한통속이구나 싶은 내 속마음이 뭐였느냐. 

"수기로 받아온 저의 잘못 없고요, 신부님. 본당 신부님이 수기로  적어주신건데, 이게 잘못된 서류인지 아니면 수기가 아니라 컴퓨터 자판으로 적어야 맞는건지 제가 어떻게 아는거죠? 교적 본당이 잘못한거면 그건 본당끼리 서로 팩스를 주고받은 이메일을 주고 받든 할일이지 견진성사 받자고 서류 만들어서 시간내서 찾아온 사람에게 서류조차 접수를 안하다는게 말이 됩니까? 

엄연히 돈내고, 교리받고 견진성사를 받으려고 왔지 교적본당에도 죄송죄송해 가면서 서류떼고, 다시 접수할때도 구걸하듯이 사정하고 속상해 하는게 말이 되냐고요. 

다시 제대로 만들어서 접수해라 라고 하는 이 명동성당의 태도는 그 이름이 융통성의 문제든, 교회법의 까탈스러움의 문제든 문제가 있는겁니다. 상처를 받는 정도가 아니라 사무실과 신부님의 태도로 어떻게든 하느님 붙잡고 살자는 사람을 오늘또 한발자국 멀어지게 하신 점도 있는거고요. 원래 절차가 그렇다는 율법학자들이랑 뭐가 다른거죠? 문의가 많아서 사무실 담당자가 힘든거면 그 자리 안해야죠. 봉사직입니까? 엄연히 돈받고 하는 직원이고요. 다 밥벌이는 힘든거고, 힘든 밥벌이 한다고 그걸 타인에게 티를 팍팍 내진 않아요."

고된 수술과 회진으로 힘든 의사가 환자의 질문에 짜증이나서 답변을 성의없이 하는게 용서되진 않고, 서비스로 먹고 살기 힘든 음식장사가 손님 상대하기가 힘들어서 음식 셋팅을 성의없게 놓거나 무례하게 하면 손님 떨어져 나가는 당연지사다.  할말을 하고, 아닌것은 아닌것 같다고 말하는 내가 못된 신자? 나쁜 신자? 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진짜 이 정도로 융통성 없는게 가톨릭의 교회법이면 교회법좀 바꾸길. 

빡빡하기를 그지 없게 만들어 놓고 가톨릭 신자 수가 줄어드네 마네 하질 말길. 

그리고 명동성당 신부님도 너무 하다 싶고, 특히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 얼마나 돈을 받는지 모르겠으나 그 돈받고 친절하게 응대 못하겠으면 그만 두든가 돈을 더 올려달라고 하든가 싶다. 

신부님들 수녀님들도 각성 했음 좋겠다. 미사시간에만 주님을 찾지 말고, 복음 시간에만 하느님은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신다, 네 이웃을 사랑하여라 이러지 말고. 성직자를 보고 하느님을 믿는건 아니지만, 여간해서 신앙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성직자의 모습에 실망해서, 본당 직원들의 태도에 상처받아서 주님을 멀리하게 된다면 그건 누구의 탓일까. 개신교든 천주교든 하느님께 의지하며 살든 사람이 등을 돌리게 되는 건 다 사람탓이다. 

성직자 다운 성직자를 만나고 싶다. 

성직자가 너무 나같은 죄많은 일반인이랑 달라서 만나뵙고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성스러워 지는 성직자. 지난번 두봉 주교님이 그참으로 랬던 것 같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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