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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떼제미사 왜 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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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에 놀러갔다가 시간이 애매해서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태안성당에 들러서 미사를 하려고 했다. 문제는 7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애매하게 밀리는 시간에 원래 다니는 본당을 도착지로 네비를 찍으니 딱 막히는 시간에 걸리는 지라 도착시간이 길어질 게 뻔했다. 

태안에서 충남 당진쪽으로 1시간정도 북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바로 당진성당. 검색해보니 7시 청년미사가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면 가기 좋겠다 싶기도 했다.  성당 내부가 어둑어둑 하길래 미사 전에 원래 이렇게 어둡게 불을 꺼놓는 성당인가 싶었다. 

알고 봤더니 당진성당에서 2024년 1월 28일 오늘 처음 시도하는 떼제미사 였던것이다. 시작전에 신부님께서 떼제미사의 정의를 간략하게 설명해주셨다.  프랑스의 떼제지방에서 시작되어 떼제미사라고 한다는 얘기를 듣고 집에와서 좀 찾아봤다.  Taizé 는 원래 개신교에서 시작한 기독교의 교회 일치 운동의 일환이었다는데 어떤식으로 한국에서 소개되어 일반 미사와는 좀 다르게 하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기본적으로 별 감흥은 없었다. 

<당진성당 떼제미사>

성가도 일반 가톨릭성가가 아니라 느리고 짤막한 노래를 성가대가 계속 반복하여 부르고, 성당 조명 자체를 어둡게 하고, 초를 많이 키워놓고 (눈 나빠지겠다는) 좀 조용한 미사로 진행됐는데 목적을 잘 모르겠다. 

미사는 그냥 전통적인 미사였으면 좋겠다. 전 세계가 똑같은 바로 그 미사. 하느님과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데, 그냥 좀 말장난 같기도 하고.... 원래 가톨릭 신자였으니까 그러려니 넘어갔지 오늘 만약 성당이 궁금하여 처음 찾은 청년이었다면 분위기에 적응 못하고 그냥 그대로 다시는 성당을 안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안타까웠다. 

청년들이 대한민국 한국교회의 미래다 싶으면 신부님들 제발 강론에 좀 더 신경쓰셨으면 좋겠다 싶다. 언젠가부터 모든 보좌신부님들이 강론할때 종이 한장을 준비해와서 그걸 고대로 읽어내려가는 게 안타깝다. 그럴거면 미사는 뭐하러 하나요. 미사의 꽃이 영성체라지만 영성체가 다가 아니잖아요. 오늘의 복음 말씀을 또 신부님의 강론을 통해 되세기며 신앙을 더욱 곤고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건데 나이 지긋하신 본당 신부님들이거나,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신부님들 외에 본당 신부님들이 이렇게 노력을 안해서야 쓰나 싶다. 

목사님들 보세요. 얼마나 말씀을 잘해요. 오죽하면 천주교인이 개신교방송 간증 방송을 보면서 신앙의 갈증을 달래겠어요. 제가 어릴 때 다니던 신부님들은 안그랬다. 신자들 눈을 하나하나 맞춰가며 오늘의 복음 말씀을 본인 경험과 함께 맛깔스럽게 풀어내기도 하고, 질문을 하기도 하고 질문에 대답을 못하면 독서를 제대로 안들었다며 호통치시기도 하고...

미사의 형태를 자꾸 바꾸려는 노력보다,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싶어서 자꾸 미사를 가고 싶게 되는.. 그런 노력을 성직자 분들이 좀 더 노력을 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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