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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망생이의 삽질 i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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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밥벌이를 하려고 하면 뭐 별거 없다. 쓰는 수밖에. 내가 퇴사후 2년간 '뭐 나는 금방 쉽게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서 많이 읽고 많이 썼다.

여기에서 '안일하다'라는 표현을 썼던건 결론을 내지 않고 많이 썼다는 거에 있다. 즉 쓰다말고 쓰다말고 이 주제 끄적끄적 써보다가 아님 말고, 다시 저 주제를 건드리고....즉 글쓰기로 프로페셔널하게 먹고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하는 글쓰기의 모양이 아니었다. 

 

'아직 돈 벌어놓은 거 있으니까.'

'아직은 거뜬하니까'

'놀면서 내가 겪는 모든 이벤트와 이슈들이 다 이야기의 소재가 될것이다'

'나는 조급증이 병이다'

 

이러면서 스스로에게 아주 관대하게 보냈다. 그 사이 말레이시아, 포르투칼, 싱가폴 틈틈히 남자친구와의 여행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여러가지 공모전에 도전했다. 신춘문예는 감히 도전하지 못했지만 동서문학상을 비롯해 알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모든공모전에 도전해서 나는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배우 윤여정이 그랬었지. 자기를 연기의 神으로 만든건, 이혼후의 생활고였다고. 아무 역할이나 파출부, 시어머니, 단역, 조역 닥치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내가 닥치는 대로 뭐라도 써봐야겠다 생각하면서 이런저런 글쓰기 공모전 사이트를 찾아서 1장을 2장으로 늘리고 2장쓰던걸 10장으로 늘리고 30장으로 50장으로 이렇게 분량을 늘려갈 수 있었던건 (글의 quality 와는 무관하게 암튼 일단 글의 양을 심사 기준에라도 겨우 맞출 수 있게 된 건) 슬슬 생활의 압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계속 쓰고 계속 기대하고 계속 떨어졌다. 2019년도 내내 내가 글을 쓰면서 얻었던 수익은 소소한 커피 상품권과 문화상품권 외에는 없었다. 

하도 떨어지다 보니 이제 떨어짐에 대한 좌절도 없고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될거란 기대도 없고 좀비같이 그저 하루하루 살면서 존버하고 있는게 나의 2019년이었다. 

현타가 막 오기 시작할 때 나는 내 스스로에게 나는 왜 글을 쓰려 하는 가, 무슨 글이 쓰고 싶은가 계속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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