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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삶, "성인"의 삶을 살아온지 벌써 20년이다. 젊고 이뻤던 어른의 삶에서 이제 흰머리와 얼굴과 몸의 노화를 제대로 두드려 맞는 늙어가는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버겁고 책임감 자체로 가득 차는 일상이다.
1. 월세, 카드값, 각종 세금과 보험료, 대출이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지프스의 삶
2. 나를 두고 언니, 누나 라고 부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나는 누군가의 딸이기도 누군가의 고모(이모)이기도 하기에 각종 명절에 그에 합당하게 지갑을 열어야 한다.
3. 건강하게 살아온 날보다 무탈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날들이 적을 수도 있겠다는 나이의 기로에 서자 나이 든다는 사실이 굉장히 공포스럽다. 뱃살이 느는 것, 눈가의 주름, 이젠 셀 수도 없는 흰머리 쯤이야 애교다. 슬슬 아프다는 게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걸 아는 삶이 바로 어른의 삶이다.
4. 계획이 주는 허무함이 무엇인지 안다. 계획은 계획일 뿐 이뤄내기 힘들 다는 것을 안다. 이래서 종교를 믿나 싶기도 하고,이래서 사주팔자를 보러 다니나 싶기도 하다. 1년 뒤, 3년 뒤의 미래를 희망차게 그리기 보다는 오늘 하루 무탈했음에 자꾸 감사하게 된다.
5. 점점 친구들이 떠나간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또 다른 친구로 채울 의욕도 에너지도 없어진다.
6. 사소하고 별 것 아닌 것의 힘을 안다. 별것 아닌 일에 울고 웃는다.
7. 나의 한계를 체감하고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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