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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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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대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듬뿍 담겨 있는 책을 읽었다.  몇년 전에 세간을 떠들썩 하게 했던 바로 그 칼럼 , 2018년도 경향일보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의 저자이다.  당시 아주 글이 센세이션 했는데 (뭐 물론 지금 읽어도 센세이션 하다)

그래서 그 분의 책 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e북으로 사보았고 너무 후회스러웠다. 책이 너무나 만족 스러웠기에 그 책을 굳이 e북으로 구입한 스스로에 대해서 좀 짜증이 났던 것 같다. 앞으로 '좋다'고 느껴지는 책은 그냥 종이책으로 구입해야 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바로 김영민 교수의 책이다. 

사실 뭐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때마침 우울한 늦가을, 초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왜 있지 않은가. 2022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이태원 할로윈은 그야말로 뒷골이 땡기는 공포와 소름, 분노와 좌절을 안겨다 주지 않았는가. 그들의 죽음을 같은 서울 시민으로 목도하면서 난 인생의 허무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나의 기준에서 사람이 허무한 이유는 까닭 모르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을 마지하기 때문이다. 끝을 모르는 삶은 불안하기 마련이고, 이 불안은 가슴께가 서늘해지는 허무하기 짝이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요새 허무하다. 마흔살 이라는 인생을 온전히 견뎌내는 이 과정에서 아무것도 이뤄낸 게 없어서 허무하고, 아무도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어서 허무하다. 또 그 모든 원인이 결국 내 탓인것만 같아서 내가 삶을 잘았나 싶어서 허무하다. 40년을 잘못 살았는데, 나의 남은 후반전이 다시 40년쯤 남아있다 한들,  뭐 앞으로는 얼마나 잘살 수 있을까 싶으면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허무하다. 

그러나 허무의 끝은 "그래, 콱 죽어버리자" 이게 아니라 "어쩌겠어. 사는 건 무섭지만 죽는 게 더 무서운걸" 이러면서 미라클 모닝같은 책을 뒤적이면서 그냥그냥 다시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자기계발서 열심히 읽고, 돈얘기 하는 유튜버들의 얘기를 경청하면서 그러다가 중간중간 노력해봐야 내 삶은 달라지지 않아서 허무해 하면서,  아무리 허무해도 맛있는 건 먹고 싶은 이 아이러니에 또 기막혀 하면서 최대한 덜 허무해 하도록 그렇게 사는 그날까지 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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