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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무엇을 위하여 청와대는 존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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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윤정부 이전에는 과거 대한민국 대통령의 집무실 및 관저로 사용되었던 국가보안시설이다.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는 주의 주장대로 관저는 한남동에, 집무실은 용산에, 관저와 집무실을 따로 두면서 출퇴근 하며 에너지와 국고 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 이유가 샤머니즘 때문이라면 더더욱 개탄스럽기가 그지 없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문정부가 나가자마자 바로 그 다음날 부터 청와대를 개방하는 건 더욱 경악스러웠다. 

다음 대통령은 어쩌자는 거지 싶은 거다. 다음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5년동안 조금씩 보수하면서 잘 관리해야 할 텐데 어쩌자고 청와대를 이렇게 덜컥 개방해 버리는 건지 너무 속상한거다. 지난 주 주말,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처럼 찌뿌둥 한날, 미리 예약 신청했던 청와대에 다녀왔다. 

         

 

사람들로 우글우글 대고, 마치 원숭이 쳐다보듯 대통령의 드레스룸, 만찬실을 들여다보며 비아냥 거리는 소리를 듣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데 굳이 애를 데리고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기도 하고, (시큐리티가 있으나 통제가 잘 안된다) 잔디 보호로 들어가지 말라는데 굳이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어르신들... 

청와대- 생각보다 소박하다. 반세기 정도 된 건물이라서 그런가 나무바닥에서는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 정권이 바뀌어서 다음 대통령이 청와대에 오고 싶어도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할 만큼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청와대가 이렇게 속절없이 국민들에게 무료 개방되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 종묘나 덕수궁 같은 곳에 반려견도 입장 안되는데 청와대는 반려견들도 다 데려와서 바닥에 똥을 누게 하고, 제대로 치우지 않는 견주를 보자니... 무슨 생각으로 대책없이 국민들에게 개방을 한 건지,  게다가 나름 진지하게 관람해야 할 이곳에 제대로 에티켓도 갖추지 않고 관람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묻고싶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가 가슴이 아파서 청와대 근처도 못가겠다는 얘기를 했던데, 그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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