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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미니멀 리스트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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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니멀 리스트로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컸다. 집 없는 나로서는 2년마다, 혹은 1년마다 이사를 하면서 이사를 갈 때마다 쓸데없는 걸 버리고, 또 다시 이사 이후에 사는 짓을 반복하게 되자 어느 순간 슬슬 작고 귀여운 것들은 아예 사지 않게 되었다. 

왜냐? 버려야 하니까. 

자꾸 버리는 게 싫다보니 값싸고 순간 혹해서 사는 짓은 안하게 되고, 옷이든, 신발이든 그릇이든 그냥 제대로 된 걸 사서 애착을 갖는 쪽을 택한다. 그러니까 내가 만약에 오늘날 처럼 이사를 자주 다니지 않았더라면 미니멀 리스트 라는 단어는 나와는 상관없을 수도 있었다. 웃기게도 가난이 나를 미니멀 리스트로 만들게 했는데 다음에 집을 사서 나만의 공간을 꾸밀때에도 나는 이 미니멀한 물건말을 추구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듯하다. 

미니멀 리스트의 장점을 꼽자면

1. 환경 보호에 적극 앞장설 수 있다 : 환경을 보호하는 첫걸음은 에코백을 사는 게 아니라, 텀블러를 쓰는 게 아니라, 물건을 최소한의 용도로 적게 사고 산 물건을 완전하게 소비하는 것이다. 그래, 그런 의미에서 난 완전한 미니멀 리스트다. 자꾸 옷을 사는 게 아니라 덜 산다. 산 옷은 너덜너덜해서 버려도 후회 없을 때까지 입는다. 텀블러도 1개, 에코백도 어디서 받은 게 전부다. 절대로 물건의 가짓수를 늘리지 않는다. 

2. 정신이 맑아진다 : 물건들로 너저분한 집안을 보면 너저분하게 엉클어져 있는 집안 꼴 만큼이나 마음이 어지럽다. 그나마 내 집에 가짓수로는 가장 많은 게 책인데, 책 역시 어느정도 보고 나면 바로 기부하거나 기부하기 어려운 것들은 그때 그때 정리한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단촐한 살림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할 수가 없다. 

3. 나도 모르게 통장에 잔고가 쌓여간다: 도박을 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를 계속 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니멀 리스트는 어렵지 않게 쇼핑을 통제할 수 있다. 미니멀 리스트 역시 예쁜걸 보면 갖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지만 지금 사고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본능이 들 때 절대로 지갑을 꺼내지 않는다. 즉, 필요한 생필품이 아니면 사게 되지 않으니 통장에 돈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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