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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하는 삶

멘탈이 힘들 땐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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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모전에도 당선되지 못했지만 예전에 나는 요가에 관한 글을 썼었다. (책 한권으로 묶어내도 될만큼의 량으로)

만약 죽을 때까지 어느 한가지만 해야만 한다면  나는 글, 요가, 테니스 등 내가 취미로 삼고 있는 것들 중에 (그 무어도 업이 되지 못했기에) 글보다 요가를 택 것이다.

 

글은... 내가 아무리 쥐어짜서 써낸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는 글, 팔리진 않는 글만큼 작가의 진을 빼놓는 것도 없다는 사실을...난 이제 경험으로 안다.

글을 업이나 취미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왜 글을 쓰냐" 라고 묻는다면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으나... 적어도 나의 경우엔...나로 말할 것 같으면....나는...읽혀지는게 좋아서 쓴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공감해주고 엄지척을 외치는 게 좋다. 좋고 감사하고 너무 뿌듯한다. 자긍심이 팍팍 올라간다. 나는 그렇게 내 생각을 나누고 공감을 받으려고 글을 쓴다.

그런데...나 혼자 좋자고 쓰는게 아니기에 읽혀지지 않고 외면을 당한 책의 작가로서... 아직까지는 두번째 책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읽히지가 않는 작가라면, 대중들에게 많이 읽혀질 자신이 없다면 사실 글을 쓸 필요도 없다.

알다시피 이 세상에 좋은 작가와 좋은 책은 넘쳐나니까. ["나"여야만 한다, "나"는 계속 써야만 한다] 라는 당위성이 없는 것이다. 읽는 거 좋아하니까 죽기 전까지 실컷 '남의' 작품을 읽어도 행복할 것만 같고...

 

그런데 요가는 좀 다르다. 남이 평가와 시선이 필요없다. 요가 수련은 온전히 내가 나를 위하는 시간이다. 내가 내 발바닥을 잡고 내 골반을 만지고 우두둑 소리가 나는 내 뼈를 직접 만져가면서 온전히 나를 몸과 마음을 단련 시키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나를 위로한다.  뭐 대단히 알차게 하루를 보내지 않았더라도 괜찮다. 열심히 화만 내고, 열심히 울기만 했어도, 하루종일 누워서 넷플릭스만 보고 있어더라도 요가원까지 걸어가서 요가 수련으로 하루를 마무리 지은 것만으로도 내가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정신이 나갈것 같은 멘탈을 붙잡아 주는건, 멘탈 수양에 도움이 되는 책이나 각종 시청매체가 아니라 몸을 쓰는거다.

 

 

2017년 가을, 살고 있는 시골 주위에 딱히 운동을 할만한 실내/외 체육시설이 없었고, 불켜진 상가에 요가원이 있어서 찾아갔더랬다. 그리고 그 첫 수련 이후에 온몸으로 느껴지던 가뿐함과 뿌듯함을 통해 서 그때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아...이거 요가 평생 하겠는걸?'

 

적극적인 죽음인 '자살'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질때 나는 종종 죽어도 뭐 하나 아쉬울 게 없겠다, 이렇게 자기 전에 눈감으면 내일 아침 눈을 안뜨면 어떨까? 뭐 죽어도 여한이 없는데...라는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이 빠질 때가 있다. 그래도 내가 극단의 우울으로 빠지지 않는 건, 하루가 엿같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가를 거의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기 때문이다.

 

실연을 당하고

실직을 하고

글이 안써지고

글이 안읽히고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은 순간에도 요가를 빼먹지 않는 내 스스로를 보면서 '어떻게든 해봐야겠다' 라는 의지를 발견한다.

이 좋은 수련이나 몸명상인 요가가 더욱 더 널리 퍼지고, 집 가까운 곳에 요가원이 편의점 수 만큼이나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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