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지적 작가시점

많이 낮아진 작가의 문턱

반응형
SMALL

여전히 '소설가'는 신문이나 각 출판사들이 진행하는 XX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 쥐며 등단 이라는 걸 해야 갖을 수 있는 명함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업계 권위의 심사위원들의 인정을 받지 않아야만 갖을 수 있는 빛나는 감투인 것이다. 

 

아마 드라마 작가도 비슷할 거다. 방송사나 제작사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당선되어 ~짜잔 멋있게 데뷔하거나 아니면 어린시절부터 명성있는 드라마 작가 밑에서 열심히 트레이닝 받다가 데뷔하는 경우가 대부분 일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경우에는 심리에세이 연애에세이 일상에세이를 쓰는 작가들의 문턱은 정말 많이 낮아졌다. 워낙 다양한 콘텐츠를 인정하는 시대이다 보니 혼자 사는 평범한 일상도, 고양이와 함께 한 일상도, 이야기라고는 없어 보이는 공무원의 일상도 이야기가 된다. 

뭐 뭐낙 글쓰기라는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보니 시대의 붐을 타고 쏟아져 나왔다가 그렇게 사라지는 작가들도 물론 많을 것이다. 

 

나도 에세이집을 계약했지만 이 일을 꼬리를 물고 터져서 대단한 부와 명성을 얻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2020년 내 올 한해를 돌아봤을 때 아주 작은 계약금과 함께 스스로 만족할 나의 결과물일 뿐... 그리고 내 글이 대단히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하필 투고된 원고를 하필 나를 선택해준 이 출판사가 마음에 들어 했기 때문이다. 

 

계약하고 한 달, 원고를 주고 받고 처음 계약할 때 와는 다르게 문장이 엉망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혹평을 듣는데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게다가 그 혹평이 감정하나 실리지 않는 팩트 폭격이라면 자꾸 움츠러 들뿐이다. 

결국 누구도 욕할 수 없고 내가 극복해야 할 내 문제일테다. 

 

출판사 대표가 나보고 그랬다. 얘기가 힘있게 직선으로 뻗어있는게 아니라 구불구불 왔다갔다 한다고. 

민망한건...혹해서 계약했는데 글을 읽을수록 별로라고 생각한거 같은데 또 괜히 남에게 민폐를 끼친 것만 같아서 자꾸 마음이 무겁다. 

문장력, 단어,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문장들....다 내가 고쳐야 할 내 몫의 분량이다. 

 

 

다독해 왔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문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읽는 연습이 부족했으니 나는 나의 다독력의 나의 문장에 밑거름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다시 시작하자.

 

나 밑고 계약해 준 출판사한테 민폐를 끼치도 않도록 나의 몫을 할 것. 그래야 판매부수가 저조해도, 세상 모두가 나를 욕해도 내가 나한테는 원없이 떳떳해야 하니까 말이다. 

 

반응형

'전지적 작가시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이 써지지 않을 땐...  (0) 2020.06.02
그래도, 공모전  (0) 2020.06.01
부모손절 이라는 단계  (1) 2020.05.25
감정이란 무엇인가  (0) 2020.05.23
예술과 글쓰기  (0) 202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