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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부모손절 이라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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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의 사이. 특히나 부모 자식간이라면 내 어린시절부터 수명이 길어진 요즘은 노후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 천륜이라 불리는 사이가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만 참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좀먹는 관계들이 있다. 

정상적인 표준 편차 내에서의 부모님께 섭섭하고 강압적이고 효도에 관한 죄책감을 들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더 넘어서서 부모님 덕분에 내 배우자와, 원가족에 분리된 내 가족 (배우자 + 아이) 로 구성된 아이들 역시 부모님때문에 좀먹는다고 느낄 때는 과감히 손절하고 본인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나에게 오래된 지인이 있다. 이 지인에게 영감을 받아서 쓴 소설이나 작품들도 있을 만큼 부모와 아주 특이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인의 입에서 나온 이 엄마의 특징은 이러햇다. 

 

1. 마흔 살이 다 된 자식의 안부나건강을 묻는 법이 없다. 오직 엄마의 얘기만 할 뿐이다. 엄마가 어디가 아프다. 엄마가 아들이 보고 싶다. 

 

2. 엄마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를 입에 달고 살면서 자식에게 부모의 노후 봉양과 매달의용돈을 당연하게 요구

3. 자식으로 하여금 우리 엄마는 내가 돌봐줘야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어릴때부터 심어줘서 오히려 부모가 자식같고 자식이 부모노릇을 하는 기현상을 만들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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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누가봐도 이상한 부모였던 것이다. 여기서 그 자식은 잘 사느냐. 아니었다. 엄마와 전처와의 고부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전처를 향해 "그래도 부모인데 어쩌겠냐' 이 stance 를 취하다가 그 부부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결국 이혼했다. 

모두들 그 지인을 향해 니 부모 이상하다. 어떻다, 너랑 니 부모의 대화는 겉으로만 돌고 정상이 아니다 어떻다 이런 말을 해도 얘는 그냥 "부모인데 어쩌냐~ 나는 이렇게 커왔다. 부모님께는 싫은소리 하면 안되고, 효도해야 한다고 배웠다" 라는 말을 뭐 구구단 외우듯 외운것처럼 영혼없는 표정으로 반복했다.

 

그러단 지인이 최근에 손절을 선언했다. 그 지인은 이혼으로 형편이 어렵고 나이 마흔 넘어서 고시원에서 다시 재기를 시작햇는데...부모님이 전화와서 그런말을 햇따고 하더라

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어버이날 용돈줄 생각을 안하냐, 아빠 다리가 아파서 수술할 수도 있다, 긴급 재난지원금 니가 우리 세대주 밑으로 들어가 있어서 중복으로 못받은게 있으니 니가 나머지 차액 보상해야 하지 않겠냐 이런 얘기를 듣는순간 이 친구는 그냥 손절을 선언했다. 이게 일시적 손절로 끝날지 지속될지는 아마 본인만 알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항상 그 부모의 어리석음을 욕하고 했었지만 그 부모의 탓이 아니라는 생각도 한다. 문제는 본인이다. 이게 당연한 줄 알았다-를 부르짖으며 자기 합리화를 할 게 아니라 여러 미디어도 보고 매체도 모도 책도 읽고 남 사는것도 보면서 내 인생을 좀먹는 관계라면 그게 부모라고 하더라도 일찍 끊어내고 자신만의 길을 갔어야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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