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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슈즈프롬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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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사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 운명같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으로 신발광고가 계속 떴다. 그러다가 shoes from spain (슈즈프롬스페인) 계정을 알게 됐고, 몇 안되는 게시물을 계속 보면서 마음이 혹했다.  예쁘다, 사고싶다, 사러가야겠다 싶다가도 롯데백화점 잠실점 3층의 pop-up 스토어에서 한정적으로 파는거라서 선뜻 움직여지지 않았다. 

잠실까지 언제가~~ 싶기도 하고, 근데 또 사고는 싶고... 세일기간도 정해져 있어서 곧 가긴 가야하는데... 이런마음만 며칠때 먹고 있다가 며칠전 갖고 있었던 신발 두개가 그만 못쓰게 되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5년쯤 신었던 쪼리와 비슷하게 5년쯤 신었던 샌들이었다. 집도, 물건의 가짓수도 이전과 달리 조그맣게 줄여서 살기 시작하면서 부터 적극적인 미니멀리스트가 됐다. 그 첫걸음이 바로 필요에 의한 물건만을 구입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신발 두개가 하루만에 망가졌다. 엄지 발가락 사이를 꽉 잡아주던 쪼리부분이 톡 하고 끊어졌고, 샌들로 갈아신지 마자 샌들 끈이 톡 떨어졌다. 이 무슨 재수없는 일인가 싶으면서도 두켤레의 신발 모두 전남친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기에 오히려 잘됐다 싶기도 했다. 

내 인생에 사라진 인연에게서 받은 물건과도 이별하는 느낌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고 그때 바로 생각난게 인스타그램의 shoesfromspain 계정이었다. 신발을 사야할 그 타이밍에 눈에 들어오는 신발 브랜드가 있다는 건 가히 축복이 아닌가. 

그래서 지난 주말 겸사겸사 일부러 당일 잠실 일정을 만들어 가며 잠실 롯데백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처음에는 슈즈프롬스페인 이라는 게 말 그대로 스페인 브랜드 인줄 알았는데 아직 한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여러가지 스페인 슈즈 브랜드를 모아놓은 거였다. 

그 중에 내 시선을 사로 잡은 게 바로 토니폰즈 이다. 

사이즈는 37.  신을 때 좀 뻑뻑한 감이 없진 않은데 막상 신으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바닥도 폭신한 재질. 너무 천 재질이어서 혹시 맨발로 신는 신발에 때가 타면 어떡하지 걱정도 했는데 판매직원 왈, 칫솔로 살살살 문질러서 씻을 수 있다고 하니 가죽 신발보다 나을 수도 있겟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예쁘다. 

사기는 어제 샀는데 매장에서 잠깐 신었을 때의 착화감보다 하루종일 신고다닌 오늘의 착화감이 훨씬 더 좋다. 그만큼 발바닥, 발등, 발날이 모두 편하고 예쁘다. 

옛 연인의 기억이 묻어있었던 신발과 기분좋게 안녕하고 슈즈프롬스페인을 만났다. 

https://tonipons.com/en_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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