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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개신교 신자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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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개신교하고 좀 친해지면 늘 나오는 주제가 종교이다. 그것도 그냥 종교가 아니라 가톨릭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평소의 나라면 그러려니 넘겼을 법도 한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어렸을 적 재미있게 성당을 다니다가 사춘기 이후로 억지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고... 성인이 되어서 "신은 없다" 라는 생각을 그 누구보다 강하게 했다가 마흔살이 되어 갑작스럽게 믿음이 찾아온 나로서 꼭 나는 정면으로 붙어보고 싶었다. 

한국의 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 및 다른 종교에 대해서 어떻게 폄훼하든지 말든지 신경쓰지 않을 순 있다. 그러나 내 눈앞에 대고 내가 믿는 "하느님"과 내가 공경하는 "성모님"을 두고 또한, 내가 매 주마다 뵙는 성직자 신부님 수녀님을 두고 그들만의 잣대로 판단하고 비난하는 걸 견디는 것 또한 하느님이 보기에 속상할 거라는 생각에서 였다. 

여기서 신이 있느냐 없느냐의 논쟁을 제외한다. 이미 기독교 (가톨릭 + 개신교) 인이라는 걸 신을 믿는 사람 혹은 믿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뿌리는 아래 표와 같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 아브라함의 유일신 사상에 근간을 두고 있는 종교이다. 그 중에서 기독교는 16-17세기에 종교전쟁으로 인해 구교와 신교, 즉 가톨릭과 개신교로 갈라졌다. 여기까지는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부분이다. 그러면 이제 한국의 기독교를 들여다 보자. 

가톨릭이냐 개신교나 즉 성당이냐 교회냐로 쉽게 갈리는 게 아니다. 성당 역시 이름은 천주교회 이지만 쉽게 개신교들과의 구분을 위해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 다녀요" 라는 말 대신 "성당 다닙니다" 라고 말하는 편이다. 한국의 개신교는 장로교와 감리교로, 다시 감리교는 침례교로, 성결교로 구분이 되어 진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만 해도, 신교가 구교를 향해 이단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건 말이 안된다. 그 논리라면 개신교는 2000년의 역사를 지낸 종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고작 500년 전에 종교전쟁으로 인해 갈려나온 종교란 말이다. 

나의 오랜 개신교친구는 그렇게 무신론을 주장하던 내가 다시 어릴 때의 종교인 성당을 찾았다는 소리에 심각하게 질문을 했다. 

1. 너네들은 마리아를 믿잖아?

대답 : 아 그놈의 마리아 발작버튼이 정말 지겹다. 마리아를 믿는게 아니라 마리아를 공경한다.  가톨릭 뿐만 아니라 동방 정교회나 성공회 역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존재한다. 예수님의 잉태부터 예수님의 죽음까지 옆에 계셨던 분으로 우리의 구원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는 분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예수를 잉태하신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를 두고 마리아가 왜 필요해? 우리는 하나님한테 바로 기도해. 마리아는 필요없어. 마리아는 중요치 않아. 라고 마리아를 깎아내리는 모습이 내 눈에는 신기할 따름이다. 

2. 고해성사 그거 왜 하는거야? 우리는 하나님한테 바로 해. 

대답 : 그래, 그게 바로 너네들이 말하는 회개일 것이다. 회개와 용서. 사람에게 사기를 쳐도, 무슨 잘못을 해도 갑자기 혼자서 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 주셨다는 착각. 사람이 얼마나 편협하게 자기식대로 해석하기 쉬운데 함부로 용서를 운운하는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톨릭은 복음서에 나온대로 예식을 행할 뿐이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6,19)라고 되어있다. 부활하신 이후에도 제자들에게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하고 말씀하셨다.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위임해 주신 ‘화해의 직분’(2코린 5,18)을 교회 안에서 수행하였고, 지금도 수행하고 있는 가톨릭의 예식이자 정통이다. 

3. 성체라고 너네들 먹는 하얀거... 그거 먹으면 죄가 다 없어진다매?

대답 : 대체 어느 목사님이 그런식으로 무식하게 말하면서 개신교인들과 가톨릭인들 사이의 불신과 분란을 조장하는지 모르겠다. 개신교를 제외한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는 성체를 보시는 행위를 영성체 라고 한다.  영성체는 교리교육을 받고 교회로 부터 인정을 받은 (세례를 받은) 사람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주일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고해성사를 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양심적으로 크고 작은 죄를 저지르고 고해성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사중에 영성체를 모시지 않는걸 원칙으로 한다. 먹는다고 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양심적으로 죄가 없는 상태에서만 예수님의 몸이라 상징적으로 칭하는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교회의 정통이라 스스로 생각하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가톨릭 신자들은 개신교에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욕할 것도 없다. 근데 유독 교회에서는 가톨릭을 두고 비난 하는 게 좀 어처구니 없다구나 할까... 각자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 된다. 그리고 모든 종교는 존중 받아야 함이 마땅하지 어느 특정종교를 향해서 이단이라 폄하하고, 예수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율법에만 미쳐있던 유다인들과 다를 바 없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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