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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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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거지 성자' 라는 호칭을 받은 최귀동 할아버지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바로 음성 꽃동네의 토대가 되었던 분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음성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일제시대에 징용에 끌려갔다가 병든 몸으로 귀향했다고 한다.  이후 음성의  무극천 다리 밑에서 걸인 생활을 시작했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밥 동냥으로 병든 걸인을 10여명 이상을 거두며 살고 있었다고 한다. 젊은시절의 오웅진 신부는 최귀동 할아버지의 뒤를 몰래 밟았다가 걸인들에게 밥을 갖다주는 그를 보고 '사제는 나는 아직 멀었구나...'라며 크게 감동했고, 이는 '사랑의 집'을 지어 걸일들을 수용하게 만든다. 결국 이 시설은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로 성장하게 되었다. 

<최귀동 할아버지와 젊은시절의 오웅진 신부님>

꽃동네는 입구에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표지석을 세워져 있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헌신적인 이웃사랑으로 ‘작은 예수’로 불리기도 했고  타계 4년 전인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을 받았다. 

꽃동네 운영상의 문제 및 비리 문제에 대해서 말하려는 게 아니다. 검찰의 수사에도 오웅진 신부는 무혐의 판정이 내려졌으며 재단에서 미흡하게 행정 처리를 진행했던 건 명명백백히 잘잘못을 가려서 투명하게 운영되야 하는건 자명하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우리모두 최귀동 할아버지의 정신을 기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자로 태어났다가 일제로 강제로 끌려갔다가 한국에 오는 집도 가족도 없이 다 무너진 상태...무너진 상태로 자신보다 못한 거지들을 거둬들이며 사는 그 정신... 그는 작은 예수라 불려 마땅하다. 

온 세상이 돈, 돈, 돈, 돈에 미쳐 날뛰어 돌아간다. 젊은이고, 어른이고 노인이고 간에 죄다 경제적 자유를 부르짖는다. 마치 전 그냥 착실하게 돈벌어서 저축하고, 그냥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고 살건데요...라고 말한다면 "너 그러다가 죽을때까지 일해야 한다" 라고 경고한다. 

다시 성당을 찾게 되면서 내가 일순위로 가져가게 된 '나와의 약속'이 있다. 하느님을 믿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베풀고 살겠다는 나의 결심을 절대 잃지 않는 것이다. 소액의 기부를 늘릴 것, 춥고 배고프게 지내는 노인을 돌볼 것! 나외의 약속. 당장 내 등따시고 배부르고, 내가 옷 한 벌 더 사고, 유행하는 가방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행위보다 훨씬 값질것이다. 

꽃동네 입구에 있는 표지석대로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라는 말을 가슴에 새길 수 있다면, 나는 이미 충분한 은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착하게 살자.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 안죽어봐서 모른다. 지옥이 있든 천국이 있든 상관없다. 조던 피터슨 교수의 말대로 Act if GOD exists... 신이 있는것처럼 생각하며 살면 하루하루가 좀 더 선한 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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