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과 비교해서 말하는 게 아니다. 마약으로 무너진 미국의 필라델피아 마약 거리와 비교 하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 어차피 인생을 두 번 살지 않기에 비교할 대상 조차 없다. 등 따시고 배부른 곳에 누워서 아프리카 남수단의 아이들이 얼마나 열악하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다큐를 볼 때면, 경쟁으로 미어 터지는 이 나라에 또 감사한 마음이 들고, 그래도 한국이 좋다 싶다. 수리남 같은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나날이 치솟는 물가,
서울에서 집 한채는 꿈도 못꾸는 부동산 시장과 나의 주머니 사정,
바이러스 질병과 기후재앙에 대해 떠들어대는 2050 거주불능 지구에 대한 예측
등등을 생각해 보면, 과연 이 땅에 태어나서 자라는 게 좋은 것일까. 이 땅은 좋은 땅이라며, 태어났더니 이 세상 살맛 난다며 살 수 있는 문제인가. 떠들 수 있는 문제일까 싶다.
순간 순간 맛있는 음식 먹을 때, 자기 전 유튜브 보면서 희희덕 거릴 때 빼고 나는 내가 진정으로 언제 행복했던 건지 잘 모르겠다. 회사 다녔을 때도 이 일은 언제까지 하나 싶었는데, 소상공인으로 일하고 있는 요즘도, 그달의 매출과 월세로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스스로 오롯이 설 수 없는 어른이기에 결혼과 출산은 꿈도 꿀 수 없다. 나좀 편하자고 남의 인생에 빌붙어서 '나를 책임져, 나를 위해서 돈을 벌어와. 나 혼자서는 힘들어' 라고 할 수 없기에 나는 요새 죽을 맛이다. 정말 대한민국에서 나 혼자만 이런 생각에 빠져 있는가. 다들 살만한가. 이 나라, 이 땅이 애 키우고 살면서 청년 중년을 보내고 노년까지 먹고 사는 걱정 없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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