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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데드투미 (dead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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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을 들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특히나 나같이 특정한 밥벌이가 없는 사람에게 넷플이란...잘 이용하면 외국어도 잡고, 스토리도 얻고, 해외여행을 대체제가 되지만 잘못 이용 한다면 그야말로 넷플 폐인이 되버린다.

 

요 며칠 넷플 폐인으로 지냈다. 역시 내가 만들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가 훨씬 재밌는 법이다. 재밌는 작품을 보면서 '에휴, 내가 뭘 쓰냐. 남들이 쓴 이야기들이나 소비해야지' 막 이렇게 자존감에 스크래치가 나는데도 계속 넷플을 손에 놓치 못하다가 건짓 미드 "데드투미"!!

 

 

대충의 줄거리 : 뺑소니 사고로 남편을 잃은 부동산 중개인 제니퍼는 아이 둘을 케어하는 미망인이 되어 경찰도 포기한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슬픔극복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친구 주디와 우정을 쌓아가며 전남편이 죽기 전, 어린 여자와 바람 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며 충격에 흽싸인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젠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어 주었던 주디가 결국 남편을 죽인 진범인 것도 알게 되는데.....

 

1화 끝부분인가... 2화부터 주디가 제니퍼의 전남편을 차로 친 진범이라는 건 이미 깔고 가는 설정이기에 진범이 누굴까에 대한 긴장감이 있지는 않다. 다만 이 둘의 우정과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제니퍼의 블랙 유머가 보는 내내 실소를 터지게 한다. 주디 역시, 계속 제니퍼를 본의 아니게 속이게 되며 내적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을 쳐다보는 제 3자, 즉 시청자로서 길티 플레저를 기게 막히게 잘 잡아냈다. 그 연출에 나는 아주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무엇보다 까칠한 여주 제니퍼가 뭘 해도 밉지가 않고, 살인범 주디 역시 미워할 수가 없다. 모처럼 아무도 악인이 없는 드라마를 접하니 회당 25분 분량으로 속도감 있게 전게되는 드라마 시즌 2개 쯤이야 3일이면 뭐 후딱 끝낼 수 있다.

이렇게 판타지 말고, 시대극 말고, 마약하고, 사람 죽이고, 뭐 이런거 말고 주위에 어쩌면 있을 법한 흔하디 흔한 평범한 사람들을 주요 인물로 설정해 놓고 회당 에피소드를 드라마틱 하게 만든 이야기...정말 내 취향이다.

 

 

보너스로 시즌 1과 시즌 2를 다 끝내고... 문득 우리처럼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사람의 인생도 요리저리 털어보면 헉- 소리 나는 비밀쯤은 하나 둘씩 다 갖고 있는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모로 보는 내내 희한하게 위로를 받았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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