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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신부님의 뜨거운 강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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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2일은 공릉숲길 커피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찻길은 차단하고 현수막을 치고, 크고 작은 부스가 들어서고, 무대가 설치되고, 중간중간 행사에 참여하는 행인들이 앉을 수 있는 빈백이나, 테이블, 천막을 설치해 놓았다. 아직 오전, 하나둘씩 모여드는 행인들을 위로 뒤로 하고 공릉동 성당으로 향했다. 

소속 본당이 따로 있지만 특히 주말마다 여기저기 당일치기 국내 여행을 즐기면서 해당 지역의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알게 된 곳이 바로 공릉동 성당!!

마당과 주차공간, 심지어 본당도 다른 곳에 비해서는 작고 소박하여 오히려 정감있었다.

주님승천 대축일 이라는 PPT 화면이 미사 시작 전부터 약간 당황스러웠다. 보통 다른 성당은 저런 화면을 잘 띄우지 않기에 오~ 여기 뭐지? 몬가 특색있다 정도의 느낌을 갖고 시작된 미사 -

신부님의 강론부터 신자들의 보편지향기도까지 신부님이 직접 제대에 사진을 띄워서 설명하시고 기도문을 준비하는 모습이 대단히 열성적이고, 귀에 쏙쏙 박혔다.  특히 보편지향기도문을 준비하시는 신부님은 내 평생에 처음이다. 

가톨릭 미사에는 특별한 날을 축하하는 축일이 참 많다. 2024년 5월 12일은 주님승천 대축일 이었고, 그 외에 성모승천 대축일, 원죄없이 태어난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이 밖에 많은 축일이 매일미사 책이나 본당 주보에 실린다. 그러나 자칭 천주교 신자에게 물어봐도 그 축일이 뭔지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그날의 복음말씀과 신부님의 강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극소수 일 것이다. 

블로그에서 몇번이나 언급했던 한국 천주교 본당 신부님들의 강론의 질은 사실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전국구로 돌아다니며 미사를 참례한 결과, 나이가 지긋하신 원로신부님들 중 굉장히 강론에 열정적인 신부님 극소수만이 준비하신 강론 페이퍼를 보지 않고, 그나마 신자들과 눈을 맞추고 강론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간혹은 복음말씀과 강론이 크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공릉동 성당 주임신부님 (최용진 레미지오) 은 달랐다. 손수 준비하신, PPT 화면과 함께 핵심있는 메시지를 엄청나게 선명하게 전달한다. 

"주님이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시고 결국 승천하셔서 하느님 아버지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복음을 전파합시다" 이런 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강론이 아니었다. 

왜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복음을 전파하라는 말은 복음 말씀으로 남겼는지 부터 시작하였다며. 그러면서 사진으로 띄우신건 가톨릭의 이단인 "나주 윤율리아" 와 최근에 PD수첩에도 방영되었던 "파면된 김신부의 이단 공동체" 이야기였다. 쉬쉬하고 천주교 신자 누구도 꺼내지 않는 이야기의 문제를 정면으로 꺼내서 지적해신 점이 너무 감사했다. 속이 뚫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복음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신앙에 안주하니까 아니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적당한 신앙인일 경우에 전파할 복음말씀도 없고, 할 말도 없으며, 저런 가톨릭의 이단공동체에 잘못 빠진다는 뼈 있는 말씀. 

공릉동 성당의 주임 신부님의 강론을 듣는내내, 오늘의 미사와 주님승천 대축일과 오늘의 복음말씀과 내가 가톨릭 신자로서 해야할 일, 그리고 뭔가 하느님이 세우신 유일한 천주교회가 악마와 사탄의 꾐에 빠지지 않고 그 뜻을 그대로 전승하려면 많은 앎과 깨달음 기도와 공부가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면서 "와, 다른 성당하고는 아예 다르네. 잡 생각이 나지도 않고, 이따 집에서 가서 뭐먹지, 미사 언제끝나지, 아 지루해. 뭐라는 거야. 왜 그냥 종이를 주욱 읽고 묵상하라고 하시지 라는 잡생각이 아예 들지 않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고 좀 소름이 돋았다.  다른 신자들도 모두 제대위의 신부님에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2024년 강론과 사제직 수행에 특별한 은총이 내려진 신부님과 함께하는 공릉동 성당 신자들은 참 복이 많구나 싶었다. 

다른 본당의 신부님도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껄끄러운 주제, 조심스러운 주제도 막힘없이 수면위에 올리는 신부님들을 대할때 신앙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공고해 진다는 걸 원로사제들과 교구청의 높으신 분들이 좀 알아주었으면 한다.  

신부님의 강론을 듬뿍받고 나와 커피축제를 즐기려는데 이 전날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와는 달리, 햇빛이 쨍했고, 사람들이 커피축제 거리에 미어넘쳤다. 너무많은 인파에 제대로 즐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거리는 깨끗했고 서울의 외곽 공릉동은 또 가고 싶은 동네에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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