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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법

운전면허증 없이 이탈리아에서 렌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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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다. 운전면허증 없이 이탈리아에서 렌트가 가능할까? 일단 나의 경우에는 가능했다. 

기본적으로 이탈리아에서 렌트를 하려면 1. 국내운전면허증 2. 국제운전면허증 3. 여권 4. 신용카드 (한국에서 결제한 신용카드와 현지에서 deposit 비용으로 100유로를 걸어야 하는 신용카드가 같은 걸 선호하고, 그 신용카드의 오너가 운전을 해야 하는 당사자와 일치해야 한다)

이 4개를 렌터카 회사에서 확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내가 여권과 국내운전면허증, 신용카드를 이탈리아 현지에서 분실했다는 거다. 언제?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을 하기바로 전날...소매치기에게 당해서 정말 빈털털이의 신세가 된거다. 다행인건, 화장품 파우치에 혹시 몰라 챙겨온 엄마 신용카드가 한장 있었다는 것!

엄마의 신용카드로 deposit 은 걸 수 있지만 국내 운전면허증을 현지에서 잃어버렸기에 "놀레지아레"라는 이탈리아 렌터카 업체에서 차 출고를 거부해도 할말은 없는 지경이었다. 그러나 전날 지갑을 현지 도둑에게 털렸을 때, 경찰서를 찾아서 진술서를 받은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경찰이 준 사건경위서를 흔들면서 나는 사정하고 애원하고 떄론 화를 내는 톤으로 말을 했다. 

"여기 이 국제운전면허증 보이죠? 국제운전면허증이 있다는 건, 한국에서 국내운전면허증을 소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모든 걸 준비한 채로 이탈리아에서 여행중에 바로 여기서 도둑맞아 지갑을 털렸다. 내가 한국에서 내 카드로 다 결제 했지만 지금 현금도, 카드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다 (바로 너네나라 도둑때문에) 가까스로 엄마카드가 한장 짱박아 둔게 남아있는데 니가 원하면 이 카드의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 시켜줄 수도 있다."

처음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놀레지아레 직원들이 내가 화를 내고 흥분하자 다시 어떻게든 알아보겠다고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한가지 내가 준비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건 렌터카 직원이 나에게 "혹시 니 국내운전면허증의 사진을 찍어서 휴대폰에 보관해둔게 있냐" 라고 물었을 때 였다. 왜냐면.... 아무것도 찍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 사진 한장이라도 있었으면 차를 렌트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나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시 사정할 수 밖에. 애석하게도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다고. 그러나 필요하다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얼마든지 백업해 줄 수 있다고. 나도 지갑과 카드 신분증이 털려서 지금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이고. 차를 렌트하지 못하면 모든 여행을 망치게 되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어떻다? 렌트가 됐다. 경찰서에서 도난경위서를 쓴게 아주 효과가 있었다. 내가 거짓말 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추론해 본다. 해외여행시 당황한 일이 생겼을 때, 지레 겁먹지 말고, 주저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적극적인 자세는 운전면허증 없이도 차를 렌트하는 기적을 낳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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