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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시점

엄마를 힘들어 하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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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늘 엄마를 힘들어 해왔던 것 같다. 뭐, 인연 정리하고 안보고 살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나는 대학졸업과 동시에 독립해서 살고 있지만 엄마와의 사이가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면서 마음이 힘들어졌었다. 

모녀사이에 어느 정도의 까지의 티격태격이야 자연스럽겠지만 적어도 내 마음은 자연스럽지 않았다. 평생을 내가 들어왔던 말이 뭐였더라. 

 

1. 다른 집 딸들은 이렇다 더라, 저렇다 더라

2. (살이 좀 쪘으면) 운동 안하니? 살쪘니?

   ( 살이 좀 빠졌으면) 살뺴지 마라, 더 늙어보인다. 

 

3. 집에 올때 빈손으로 오지 말고, 뭐라도 좀 사와라

4. 같이 결혼 안한 내 친구 안부를 물으며... 걔가 결혼 안한 거랑 너랑 같니? 걔는 공무원이라 노후 걱정이 없잖아. 

5. 우리 집 애들은 밖에 나가서 할 말이 없다. 

 

 

물론 엄마와의 관계가 매번 나빴던 건 아니지만 엄마를 향한 전반적인 감정은 편안함과 포근함, 든든함이 아니라 불편함, 미안함, 버거움 이었다. 

다른 집 딸 처럼 자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어서 미안했고, 독립했다는 이유로 빈손으로 올 수 없는 집이라 빵이라도 사들고 와야 하는게 억울했다. 가족인데, 집인데 내가 내 집을 가면서 어디 먼 친척집 이라도 방문하는 듯한 불편함... 

그래서 읽었던 책이 있다.  바로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라는 책이다. 

모든 케이스가 나의 경우와 맞아 떨어지진 않았지만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었던 책, 글고 오히려 안타깝게 살아온, 엄마가 좋아하는 그 "남들"처럼 좋은 모녀 사이가 왜 불가능한지 속 시원하게 알 수 있었다. 

부모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의 마음가짐을 바꾸고,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엄마를 좀 불쌍히 여기는 것으로 짐을 덜어내는 게 유일한 해결책 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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