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공모전
요새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 참 많습니다. 도전하는 사람도 많지만 기회의 장도 넓어졌습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작가가 되겠다고 말하면 여전히 신춘문예나 대형 출판사의 이름을 건 문학상만 생각하곤 하지만 천만이 말씀입니다.
다양한 플랫폼들은 지금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굵직한 거 하나 걸리지 않느냐 물으신다면 1. 재능부족 2. 타고난 게으름 3. 운빨 제로 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 왜 계속 쓰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써야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계속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생각하고 부족한 문장력으로... 한 단락이 비문으로 되더라도 일단은 씁니다.
그래도 누군가 나에게 "문장이 구려" "문장이 올드해' "뭔가가 안 읽혀" 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아무래도 우울할 수 밖에 없죠.
이번주 후반부는 그래서 좀 많이 우울했습니다. 후딱 중단편 소설도 어제 접수했어요.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아요. 그냥 기계처럼 계속 공모전을 찾아보고 그 중에서 쓸만한 것을 선별하고, 또 그중에서도 게을러서 못하는 것들은 포기하고, 집중해서 1-2개를 가까스로 접수하는 형식입니다.
내일부터는 계약한 원고 중 비문이라고 빨간줄이 죽죽 쳐진 글을 수정해야 합니다.
제가 참 야심차게 쓴 책인데, 내용이 많이 밝지만은 않아서 쓰면서도 힘들었는데 이러다가 외울 듯;;
계속 쓸 겁니다.
겁먹지 않고 쓸 겁니다.
욕 먹어도 쓸 겁니다.
너 따위가 작가냐- 라고 해도 쓸 겁니다.
처음으로 생각이 들었어요.
1년 전의 저보다는 오늘의 제가 더 나은 문장력을 구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전 그렇게 엄청 발버둥 치고 있는 제가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그래도, 공모전!
떨어져도 실망해도 저는 공모전의 문을 두드리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 겁니다.